김동욱 에꼴 2007년 11월호
에꼴 2007년 11월호에서 도쿄 3박 4일 특집 '시선'을 주제로 했던 내용 타이핑입니다. *잡지 내용을 보면 아마도 당시 같이 일했던 매니저 분이 알려준 내용이 많은 듯.
1. 사람을 보는 시선
멀리서 사람들을 지켜보기보다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끌어안으며 좋아하던 하림. 실제로 동욱은 그렇게 살가운 성격이 아니다. 아직 서먹한 사람이 말을 걸거나 장난을 치면 씩 웃거나 어색한 표정으로 살짝 맞장구를 쳐주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자신에게 관심을 주는 사람을 지켜볼줄 안다. 과하게 표현하며 친근함을 안겨주지는 않지만 먼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관찰한다. 그래야 자신도 그 사람에게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진중한 대화가 조금은 오고가야 진짜 친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동욱. 그건 낯가림도 아니고 사람을 가리는 것도 아니다.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자신이 상대방을 어떻게 보는지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이다. 한번 마음을 열면 하림이만큼 자신을 내보인다. 다른 것이 있다면 감정 표현이 지나치게 솔직한 하림보다는 정적이라는 것. 그래도 느낄 수 있다. 동욱이 이제 마음을 열었다는 것을. 사람을 보는 동욱의 시선에는 진지함이 배어 있다.
2. 자신만의 세계를 보는 시선
동욱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자기주장을 잘 내세우지 않을 것 같다고 하는데 툭툭 던지는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무척 직설적이다. 살살 웃으며 우회적으로 다른 사람을 꼬시는 방법을 알고 있엇던 하림과는 또 다른 면이다. 궁금한 것은 꼭 물어봐야 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열심히 설명하는 상대방이 조금 당황할지라도 "사실 잘 이해가 안 되는데요" 라고 말하는 것도, "이건 싫어요" "저건 좋아요"라고 말하는 것도 진짜 동욱의 모습이다. 말이 길지는 않은데 가끔 카리스마가 느껴지기까지 한다. 조금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그건 감정적으로 불편하거나 좋아서 하는 말이 아니고 자신의 솔직한 심경을 전달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걸. 그래서 그의 직설적인 어투가 기분 나쁘지 않다. 심각하게 중얼거리다 활짝 웃으며 장난치는 것이 동욱이니까. 감정 표현과 자기 주장이 확실한 그는 자신만의 세계를 인정하며 그게 김동욱이기 때문에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3. 좋아하는 것만 보는 시선
좋아하는 것을 보면 어쩔 줄 모르는 동욱. 문화적인 코드가 자신과 맞으면 언제 어디서든 즐겁다. 좋아하는 것이 같은 사람 또한 금방 좋아한다. 사실 동욱이 다른 연예인들처럼 버라이어티한 취미를 가진 것은 아니다. "뭐 좋아하니?" 하고 물으면 야구 빼고 선뜻 다른 대답을 하지 못할 정도니까 알만하다. 이것저것 호기심이 많은 하림을 보고 지나치게 오지랖이 넓은 것 같다며 중얼거리던 그다. 하지만 푹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고 그것만 보는 것도 동욱의 모습이다.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얼굴이 알려지고 좀 자중할 줄 알았던 야구장 관람을 그는 절대 멈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재욱과 함께 다니며 더 신이 났다. 야구장이라면 천만 명의사람에게 떠밀린다 해도 찾아갈 것이다. 주위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럴 때 보면 이 아이 참 과감하다는 생각도 든다. 일본에 오기 전, 동욱이 가장 먼저 찾아본 것도 도쿄돔의 야구 일정이다. 안타깝게도 경기가 없어 무척 아쉬워했다. 좋아하는 것을 열정적으로 바라보는 이 아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4. 다른 것들을 보려고 애쓰는 시선
동욱이를 2년 가까이 알았지만 나는 그가 화내는 모습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대 화내지 않고 차분하게 대처한다. 많이 참고 자신의 화를 다스리려고 하는 것 같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냥 …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면 화를 낼 수가 없단다. 상대방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왜 저런 말과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지 보는 것이 동욱이가 화를 낼 수 없는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는 괜한 감정싸움으로 기력을 소모하는 것이 싫단다. '내가 참으면 되는데 …'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그이기에 웬만한 일은 참고 넘어간다. 상대방의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일상생활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아주 사소한 예로 옷을 살 때도 자기 고집대로 사기보다 스타일리스트 지은이의 의견을 꼭 참고한다. 자신이 보는 것과 남이 보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또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어한다. 혹시 자신이 실수를 했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행동을 한 것은 아닌지, 만일 그렇다면 그 자리에서 그 오해를 풀어버려야 하는 것도 동욱이의 성격이다. 그래서 상대방과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것을 막는다.
5. 때로는 까칠한 시선
사람들은 귀엽고 동생 같은 모습의 동욱을 좋아하지만 난 가끔 보이는 동욱의 까칠한 모습이 무척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별볼일 없는 일에 얼굴을 찌푸리는 그. 아니나다를까 도쿄에서도 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유난히 한식을 좋아하는 그. 일본 음식이 입에 맞지 않나보다. 시도 때도 없이 김치를 찾고 라멘은 먹는 둥 마는 둥 기어이 편의점에서 산 빵으로 배를 채운다. 그는 까칠하지만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귀엽기까지 하다. 활짝 웃는 모습과 까칠한 모습의 동욱을 볼 때마다 '역시 배우 할 놈'이라는 생각이 든다. 동욱이는 하림이의 모습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그것에 갇힐 만큼 약하지 않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서 시트콤을 선택했다는 그. 별다른 이유를 대지 않는 동욱의 모습도 꽤 까칠하다. 체질에 안 맞아 담배를 못 피우지만 금연초로 대신하며 인상을 잔뜩 찌푸리는 그. 금연초를 담배로 변신시키는 것은 동욱만의 최고의 까칠함이다. 한마디로 담배 피우는 연기도 문제 없다는 소리! 농담 같지만 난 그의 까칠함을 배우다운 면모라 생각한다.